2020 3월 셋째주
런던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권고가 떨어졌다.
지난 주 까지만 해도 herd immunity(집단면역) 어쩌구하며 말도 안 되는 대책을 운운하던 정부가
하루 이틀 사이에 정부 지침을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....

그래도
이렇게 예쁘게도
봄이 왔다!
앞으로 언제 산책할 수 있을 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,
정부 지침 강도가 심해지기 전에 손 꼭잡고 동네 산책에 나섰다.

날씨가 좋으면
참 예쁜 나라 영국.
탁 트인 하늘에 덩달아 기분도 좋아지던 산책길!


동네 깊숙히에 자리한 펍인데,
안에서 어떤 남자(백인)가 우리 둘을 엄청 째려보길래 조금 주눅.
가게 앞면이 아기자기 참 예뻤지만 쨍한 색의 벽만 찍었다.
요즘 우리의 피해의식수준이 조금 높아진 것도 있지만,
시기가 시기인만큼 저들에게는 아시안이라는 존재 자체가 불쾌한걸까 ㅠㅜ
런던에 오고나서 30여년 간 한 번도 의식의 majority를 점한 적 없었던
한국 밖에서의 나의 인종적 정체성 ethnicity 에 대한 고찰을 안그래도 자주 하게 되어
감사한 한편 참 신기했는데,
요즘은... 정말 정말 정말 더 자주하게 된다.

집에 오는 길에 집 앞 마트도 들렸다.
두 세달 전부터 팔기 시작했던
수선화 한 다발도 집어왔다!

앞으로 심심해질 것 같으니까
옆 서점에 가서 이것도 집어왔다...
plasticine ㅎㅎㅎ



얼른 깨끗한 물에
꽂아주기
그랬더니!!

글쎄 반나절 만에
이렇게 예쁘게
봉오리가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!!!
그리고 자고 일어났더니...


너무 예뻐서 소리지르게 되는 꽃 ㅎㅎㅎ
봄이 왔음을 만끽하게 해주었다.

활짝 피니 부피가 좀 돼서
다른 병에 소분하여 화장실에도 꽃아놓았다.
분위기가 확 달라!!!
*
정부가 점점 social distancing을 강조하는 기사/ 실시간 발표를 내기 시작하자
사재기 현상이 심해졌다.
뉴스나 기사를 통해 전해들으시고는
한국의 가족들도 우리를 걱정하기 시작하시길래
안심하시라고 찍어서 보내드린 사진 ㅎㅎㅎ

우리가 며칠동안 모은 식료품들 ㅎㅎㅎ

이정도면
두 사람이 버티기엔 충분하지 않을까?


이런 pandemic은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인지라
사실
어느정도가 적당한 정도인지
가늠하기가 어렵달까.
걱정 마세요!
*
그리고 우리의 self-isolating 이 시작되었다!

plasticine 컬렉션...

일상이 바쁠 땐 마음만큼 자주 하지 못했던 유투브도
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껏 해야지... !!!
벌써 영상도 하나 올렸다.
생각하던 모든 계획들이 혼돈속으로 빠져버렸지만,
덕분에 집에서 푹 쉰다 생각하고
그동안의 부족했던 것들을 차근차근 채워가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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